장애인 활동가들,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지붕에 올라
3대 법안 연내 제·개정, 2022년 예산 확대 요구
장애인 활동가들이 12일 오전 11시 30분,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유리지붕에 올랐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왜 장애인은 한 시간 만에 갈 수 있는 것을 두세 시간에 걸려 가야 합니까? 이게 무슨 대중교통입니까? ‘장애인도 이동하고 싶다! 더이상은 죽을 수 없다!’ 20년 전에도 똑같이 외쳤습니다. 왜? 법이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위험하니까 내려오라고요? 장애인에게 안전을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여기가 더 안전합니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
장애인 활동가들이 12일 오전 11시 30분,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유리지붕에 올랐다. 국회에 장애인의 완전한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3대 법안 연내 제·개정’과 내년도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위해 국회의원들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에는 ‘국회는 장애인의 완전한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3대 법안 연내 제·개정을 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 강혜민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부근에서 경찰이 장애인 활동가의 진입을 막고 있다. 사진 강혜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장애인 활동가 30여 명은 현재 국회의사당 1번 출구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외벽에는 국회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국회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장애인평생교육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 2021년 연내 제개정하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유리지붕에는 장애인 활동가 한 명, 비장애인 활동가 세 명이 올라가 있다. 그 아래에서는 활동가들이 경찰의 진압에 항의하며 대치 중이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 집회다. 점심시간 시민 통행에 방해된다”며 재차 해산 방송을 하고 있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12일 오전 11시 30분,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유리지붕에 올랐다. 사진 강혜민
현재 장애계는 ‘‘3대 법안’으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연내 개정, 장애인평생교육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 연내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사고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촉발됐다. 이후 장애계는 지난 20년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해왔으나, 여전히 휠체어 탄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 보급률은 30% 미만이고, 특별교통수단은 법정대수에도 미치지 못하며, 지역간 이동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대·폐차 시 저상버스 의무 도입(대표발의 천준호) △지역 간 이동 차별 철폐(대표발의 심상정)를 담은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을 연내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중증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촉구하고 있다. 장애인의 경우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 전체 장애인의 54.4%(2017 장애인실태조사)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국민 중 중졸 이하 학력인 12%에 비해 4.5배나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평생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이를 지원하는 법적 근거는 미비하다. 지난 4월 발의된 장애인 평생교육법(대표발의 유기홍) 연내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장애계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대표발의 최혜영) 연내 제정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의 지역사회 완전한 통합과 탈시설 권리 보장, 발달·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보장을 목표로 하는 이 법안은 현재 국회 소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부근에서 경찰들이 장애인 활동가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사진 강혜민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에는 ‘국회는 장애인의 완전한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3대 법안 연내 제·개정을 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 강혜민
내년도 정부예산안 심사를 앞둔 현재, 이들은 2022년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예산 확대도 요구 중이다. 2022년 정부예산안 기준 장애인 복지 예산은 3조 6천 원가량이다. 이는 GDP 대비 0.6% 수준으로, OECD 국가의 장애인 복지 지출이 GDP 대비 평균 1.9%임을 고려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장애계는 현재 예산안보다 두 배가량 높은 7조 7천억 원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장애계는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2시 결의대회를 열고 3대 법안 연내 제·개정과 내년도 장애인 권리 예산 쟁취를 위한 1박 2일 노숙농성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룸센터 앞에는 ‘장애인권리보장법·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위한 농성장이 242일째(12일 기준) 이어지고 있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12일 오전 11시 30분,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유리지붕에 올랐다. 평소 휠체어를 이용하는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다른 활동가의 등에 업혀 유리지붕에 올랐다. 사진 강혜민
활동가들이 유리지붕 위에 ‘국회는 장애인의 완전한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3대 법안 연내 제·개정을 하라’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사진 강혜민
활동가들이 유리지붕 위에 ‘국회는 장애인의 완전한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3대 법안 연내 제·개정을 하라’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사진 강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