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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마이너] 승강기 없는 2층이 백신 예약병원… ‘백신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조회수 657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8.27

접근성 확보 안 돼 백신접종 포기하는 장애인들
백신 있으나 마나… 사각지대 놓인 장애인에게는 ‘산 넘어 산’
장애계 요구에 ‘노력하겠다’ 해놓고 이행 않는 질병관리청
장애계 “중앙정부 차원의 백신 사각지대 해소 필요하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 ㄱ 씨는 지난 7월, 어렵게 백신예약에 성공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2층에 병원이 있었다. ㄱ 씨가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ㄱ 씨가 예약병원을 변경하기 위해 질병관리청과 보건소에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예약변경하면 백신접종이 취소될 수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뒤늦게 연락이 닿은 보건소는 ‘이번에 변경하면 11월이나 돼야 예약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ㄱ 씨는 예약에 성공하고도 접종을 포기했다.

이 같은 사례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건강권위원회가 26일 오후 2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활동가들은 장애인이 ‘백신 사각지대’에 놓였다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예방접종 계획에서 장애인을 배제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장연 기자회견 화면. 전장연 기자회견 화면. ‘인권 방역의 필요성. 의료기관과 예방접종 인프라에 접근할 수 없는 이유는 공공성 부족 때문이며 장애인은 보호와 통제의 대상이 아닌 사회적 활동에 대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대상이다’라고 적혀 있다. 사진 전장연 줌 캡처

 

- 백신예약부터 접종 전 과정서 차별당하는 장애인

ㄱ 씨 사례처럼 장애인은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아 백신예약부터 접종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경우 어떤 병원에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는지 병원마다 전화해서 물어봐야 한다. 또한 청각장애인은 예방접종센터나 선별진료소 등 의료기관 내에서 문자통역과 수어통역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장연은 질병관리청에 질의서를 보냈고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센터 장애인편의시설에 대한 정보를 코로나 예방접종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며 지속해서 예방접종센터 접종, 편의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이 답변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는 예방접종센터 내 장애인편의시설에 대한 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다.

박주석 전장연 건강권위원회 간사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예방접종센터 및 선별진료소 장애인편의시설 현황 정보제공 △사전예약 홈페이지에서 장애인편의시설 기본현황 안내 △의료기관 내 문자통역 및 수어통역을 위한 화상 시스템 설치 등을 요구했다.

 

천성호 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전장연 줌 캡처천성호 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전장연 줌 캡처

 

- 접종 후 이상반응 나타날 경우 활동지원서비스 추가지원 필요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활동지원서비스를 추가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천성호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은 “학생 중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부족한 발달장애인은 예방접종을 포기하기도 했다.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하니 1차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났는지 야학 선생님들이 일일이 체크했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및 코로나19 확진과 동일하게, 백신접종 이후에도 이상반응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천 교장이 말한 사례처럼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는 추가 지원시간이 있어야 한다.

대구시는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중 백신접종한 사람 1000명에 대해 1, 2차 접종일로부터 4일 이내 활동지원 40시간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박주석 간사는 “이를 중앙정부차원의 대책으로 확대해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상반응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추가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석 간사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복지부가 발표한 3분기, 8-9월 예방접종 시행계획이 적혀 있다. 사진 전장연 줌 캡처박주석 간사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복지부가 발표한 3분기, 8-9월 예방접종 시행계획이 적혀 있다. 사진 전장연 줌 캡처

 

- 이동지원과 방문접종 없애버린 복지부

이처럼 장애인은 장애유형을 불문하고 백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지만, 복지부의 접종 시행계획은 날로 후퇴하고 있다.

지난 7월 30일에 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8-9월 시행계획’은 6월에 발표된 ‘3분기 시행계획’에 비해 지원대상과 내용이 많이 축소됐다.

우선 접종대상이 줄어들었다. 3분기 접종대상은 ‘거동이 불편한 재가 장애인’이었는데, 8-9월 시행계획에서는 ‘방역수칙 이행이 어려운 발달장애인’, ‘심장·간·장루·요루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이용자’ 등으로 접종 ‘자격’이 세분됐다. 이 구분에 따르면 재가 중증 척수장애인의 경우 중증장애인임에도 발달장애인, 심장·간·장루·요루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접종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이동지원과 방문접종이 사라졌다.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이 예방접종센터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던 계획이 사라졌기 때문에 백신예약을 원하는 장애인은 예방접종센터까지는 일단 자신의 힘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박주석 간사는 “중앙정부 차원의 이동지원 지침이 필요하다. 방문접종이 필요한 장애인이 얼마나 되는지, 이를 위해 백신을 얼마나 확보해야 하고 의료인력을 몇 명이나 필요한지 등의 수요조사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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