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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마이너] 장애인들, 컨테이너 옥상 올라가 “탈시설이 홍길동입니까?” 조회수 874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7.30

이룸센터 앞 컨테이너 농성장 옥상에서 릴레이 투쟁 벌여
탈시설로드맵 발표 앞두고, ‘탈시설’ 용어 기피하는 정부 규탄
“왜 탈시설을 탈시설이라 부르지 못하나… 탈시설 권리 명시하라”

 

“왜 정부는 탈시설을 탈시설이라고 부르지 못합니까. 탈시설이 홍길동입니까?”

정부의 탈시설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장애인들이 컨테이너 농성장 옥상에 올라가 탈시설 용어를 제대로 명시하지 않는 정부를 규탄했다.

 

29일 오후 12시, 전장연은 여의도 이룸센터 앞 컨테이너 농성장 옥상에서 탈시설로드맵에 탈시설을 권리로 명시할 것을 촉구하는 옥상 투쟁을 벌였다. 최용기 회장이 크레인을 타고 컨테이너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초록색 컨테이너에는 ‘권리는 권리답게, 나라는 나라답게. 장애인 권리보장법 제정하라!’라고 적혀있다. 사진 이가연29일 오후 12시, 전장연은 여의도 이룸센터 앞 컨테이너 농성장 옥상에서 탈시설로드맵에 탈시설을 권리로 명시할 것을 촉구하는 옥상 투쟁을 벌였다. 최용기 회장이 크레인을 타고 컨테이너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초록색 컨테이너에는 ‘권리는 권리답게, 나라는 나라답게. 장애인 권리보장법 제정하라!’라고 적혀있다. 사진 이가연
최용기 회장과 장혜영 국회의원, 그리고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이 컨테이너 위에서 옥상 투쟁을 하고 있다. 컨테이너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로, 탈시설을 탈시설로 부르지 못하는’이라고 적혀있고, 홍길동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사진 이가연최용기 회장과 장혜영 국회의원, 그리고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이 컨테이너 위에서 옥상 투쟁을 하고 있다. 컨테이너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로, 탈시설을 탈시설로 부르지 못하는’이라고 적혀있고, 홍길동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사진 이가연

 

- 문 정부, 임기 막바지 탈시설로드맵 발표하면서 ‘탈시설’ 용어 기피

오는 8월 2일, 김부겸 국무총리의 주재로 열리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마침내 탈시설로드맵이 발표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은 29일 오후 12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 컨테이너 농성장 옥상에서 탈시설로드맵에 탈시설을 권리로 명시할 것을 촉구하는 옥상 투쟁을 벌였다. 전장연은 탈시설로드맵이 발표되는 날까지 매일 한 명씩 5일 동안 옥상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탈시설을 약속했지만, 임기 말인 현재까지 탈시설로드맵 발표를 미뤄왔다. 지난 2017년 8월 25일,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광화문 역사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장애인수용시설폐지’를 촉구하는 농성장에 방문했다. 박 전 장관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그리고 탈시설정책 이행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을 약속하자, 장애계는 1,842일 만에 농성을 마쳤다. 

이후 2018년 2월부터 탈시설 민관협의체가 구성되어 정책 협의가 시작했지만, 2019년 4월부터 정부는 이를 중단시켰다. 민관협의체를 통해 논의하던 탈시설로드맵의 발표도 계속해서 미뤄졌으며, 작년 11월 발표를 약속했지만 이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마감을 1년 앞둔 3월 23일, 제22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오는 8월에 탈시설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장애인권리보장법 민관협의체 활동이 지난해 8월, 뒤늦게 재개되면서 일어난 결과다. 

그러나 정부는 장애인거주시설 측의 눈치를 보며 공식 문서에서 탈시설 용어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정부는 탈시설로드맵 발표 계획을 알리면서, 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전환 모델 개발 및 지자체 컨설팅 등 지원을 총괄하는 ‘중앙장애인자립지원센터’를 신규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애인의 자립지원을 총괄하는 센터명에 ‘탈시설’이라는 용어가 빠져, 정부가 탈시설 용어를 교묘히 기피하고 있다는 장애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탈시설로드맵에는 탈시설 대신, 거주시설개편 계획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장연은 탈시설로드맵에 탈시설을 권리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며 △탈시설로드맵과 장애인거주시설개편방향 분리 △장애인거주시설 폐쇄를 전제로 한 탈시설로드맵 수립 △거주시설 전환 및 개인별 탈시설 지원에 관한 계획 수립 △신규시설 설치 및 시설 신규입소 금지 △개인별서비스 지역사회지원 책임 명시 등을 촉구하고 있다.

 

최용기 회장과 장혜영 국회의원, 그리고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이 컨테이너 옥상 위에서 주먹을 쥐고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이가연최용기 회장과 장혜영 국회의원, 그리고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이 컨테이너 옥상 위에서 주먹을 쥐고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이가연

 

- “탈시설로드맵에서 탈시설 뺄 수 없어… 탈시설 권리 명시하라”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이날 크레인에 올라타 아슬아슬하게 컨테이너 옥상으로 올라가 탈시설 용어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 정부를 규탄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42번이 탈시설이다. 그러나 임기 내내 탈시설과 관련한 그 어떤 내용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장애인의 삶은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며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면서 수요자 중심의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활동지원도 여전히 필요한 만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많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죽었으며, 정부는 시설에 자녀를 보낸 부모의 초조한 마음을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가입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의 구체적인 지침인 일반논평 5호(2017년)에서는 시설 폐쇄와 시설 수용제도의 철폐를 바탕으로 한 탈시설을 수차례 명시하고 있다. 

최 회장은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처럼, 탈시설을 탈시설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탈시설로드맵을 만들면서 탈시설을 뺄 수 있는가”라고 물으며 “탈시설은 유엔에서 정의하고 있는 개념인데도, 정부는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며 탈시설 용어 사용을 부정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더 이상 혼란을 가중하지 말고 이 자리에 와서 우리와 함께 논의하라”고 외쳤다. 

 

장혜영 국회의원이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 발언을 하고 있다. 뒤로는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사진 이가연장혜영 국회의원이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 발언을 하고 있다. 뒤로는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사진 이가연

 

탈시설지원법을 공동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도 이날 옥상에 함께 올라갔다. 장 의원은 “장애인들이 지금 컨테이너 위에 올라와 있는 것도 무섭고 위험하지만, 실제 정말로 위험에 처해있는 건 컨테이너 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들의 삶과 일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탈시설은 그동안 정부가 시설중심의 장애인 정책을 시행해온 것에 대한 반성이며, 시민들이 정부의 시설중심의 정책에 암묵적으로 동조해온 것에 대한 반성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장애인들은 언제 시설로 보내질지 모르는 두려움에 처해있다”라며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요구한다. 장애인 정책조정위원회에서 탈시설을 권리로 인정하고, 법률에 명시하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탈시설지원법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라”고 밝혔다. 

 

이룸센터 건물 앞 컨테이너 위에서 활동가들과 장혜영 국회의원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이가연
 
이가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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