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자립지원주택 1년, 발달장애인 웃음꽃 활짝 | 11,994 | ||
관리자 | 2016.06.29 | ||
‘자기결정권·사생활’ 최우선…“계속 함께 살고파”영구적 거주 미제공 한계…제도적 근거 마련돼야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6-28 17:25:49
“왜 지원주택에 오고 싶었어요?”, “혼자 살고 싶어서요” “지원주택에 살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내가 요리해서 밥 먹고 일해요” “앞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는 게 무엇이에요?” “셋이서 회사 같이 가요. 영화도 보고 싶구요” 식사는 1주 1인당 미리 메뉴를 정하고 같이 요리와 찌개를 준비해 먹고, 내 스스로 출퇴근을 하고, 원하는 영화를 보고 친구를 만나는 것. 너무나도 평범한 삶이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쉽지 않았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주거에 대한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진행된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의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주택 입주자 하용, 미영, 기명씨는 활짝 웃었다.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은 28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프리웰 발달장애인자립지원주택 성과와 과제’ 토론회를 개최, 1년간의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자기결정권 보장” 자립지원주택 운영=지난 2014년 총 209명의 거주인 전수조사 결과 66명의 자립의지를 확인한 프리웰. 탈시설-자립 지원과정에서 제기되는 과제 중 하나인 자립적 주거모델의 부재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발달장애인을 위한 자립지원주택을 개발‧운영했다.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자기결정이 존중되고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체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된 프리웰의 지원주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예산 등 총 1억342여만원을 들여 그렇게 첫 발을 뗐다. ‘1인 또는 2인이 지역사회 주택에 입주해 독립적으로 생활하면서 근거리에 설치된 지원센터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받아 발달장애인이 고립되지 않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지만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주택 확보부터 난관이었다. 현행 제도 안에서 사회복지법인이 공공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법은 공동생활가정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공동생활가정은 공공주택 업무처리지침 제 55조에 의거해 입주대상을 제한하고 있어 장애인이 거주하지 않는 주거지원센터로 활용할 수 없었다. 이에 민간 주택 확보를 준비했지만 입주자의 공간,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주거지원센터까지 같은 건물에 3~4채의 집을 동시에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6개월이나 지연된 상황에서 강서구 화곡동에 3채 원룸을 확보했다. 이후 자립의지가 강한 발달장애인 3명을 선발, 지난해 7월29일 지원주택 모델 입주를 실시했다. 가구구입부터 출퇴근 사전답사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프리웰 지원주택에서의 핵심, ‘입주자가 모든 일에 주체가 되도록’을 항시 유념한 것. 각 방의 출입에 있어서도 입주자의 동의를 받아야했다.
■지역사회 통합 OK, “의미 있던 1년”=“콩나물국 선수가 됐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식사는 1주 1인당 미리 메뉴를 정하고, 입주자와 함께 요리와 찌개를 준비했다. 처음에는 삼층밥을 하거나 태우기도 했던 하용씨, 이제는 콩나물국 선수가 됐다. 금전관리의 경우 기본적으로 본인 의사에 따라 지출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생활비가 들어오는 시기에 맞춰 필요 물품을 점검, 구입목록을 정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지원했다. 이외에도 문화지원, 심리지원, 탈시설-자립지원 등까지. 지난 26일 마지막 자리에서 하용, 미영, 기명씨는 “행복하고 다 살자”란 소원을 빌며 케이크의 초를 껐다. 프로젝트였지만 1년간의 성과는 컸다. 자립생활의 목표인 지역사회에서의 통합된 삶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프리웰 지원주택이 위치한 곳은 재래시장이 남아있는 구도시로, 근처 상인들은 입주자들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덤으로 반찬을 얻기도 하고, 물건 구입 등도 이해받을 수 있었다. 프리웰 박숙경 이사장은 “가장 큰 성과는 비록 일시적이지만 입주자들에게 사생활이 보장된 지역사회의 독립된 주택을 제공했다는 것이며, 입주자들은 사생활이 보장된 주택을 갖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며 “선택에 의한 입주신청, 가전제품 구입 등 자율적 삶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입주자들도 매우 의미 있게 여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증미 가기 싫어”…제도적 마련돼야=반면, 1년 시범사업으로 인해 영구적 주거를 제공하지 못한 한계점도 뚜렷했다.
기명씨는 퇴소를 해서 자립주택으로 입주가 확정됐지만 미영, 하용씨는 국내 서비스 환경에서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라 시설 체험홈으로 이주할 계획이다. 이날 미영씨는 “증미로 가기 싫다”고 거듭 언급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지원주택 사업은 프로젝트 사업으로 생활비 등 예산지원이 풍부하게 이뤄졌으나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 같은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며 “이후의 생활에 대한 불만족이 커질 수밖에 없어 입주자들이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제도적 한계로 인해 지원주택과 같은 자립적인 발달장애인 주거 모델 실시가 어렵다. 서울시와 S공사의 지원을 통한 시범사업 실시를 통해 좀 더 체계적인 검토와 점검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방식의 주거 지원과 서비스를 분리할 수 있도록 공간 확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김정하 활동가는 “현재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자립, 주거모델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프리웰의 실험은 의미 있다”며 “지금의 그룹홈이나 시설운영 체험홈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점도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활동가는 “여전히 시설입소자로 되어있어 활동보조서비스를 못 받는 등 명확한 자립생활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탈시설 환경은 공적시스템으로 구축돼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직접 지원하는 형태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H공사 서종균 주거복지처장은 "서울시에서 임대주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조직이지만, 아직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주택을 한 채도 제공하지 못했다.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며 "선진국의 경우 지원주택이 굉장히 많고, 당연히 성인이 되면 지원주택을 제공받는 것이 당연한 권리다. 지원주택 확보를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적어도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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