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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마이너]지난해 탈시설 성과 '제로' 시설이 70% 넘어...서울시 탈시설계획 실효성 의문 조회수 11,307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2.07

서울시가 탈시설 5개 년 계획의 4년차인 2016년 장애인거주시설 거주인 160명을 시설 밖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분석 결과 실제적인 탈시설 대부분이 인권침해 문제가 불거져 장애계의 비판이 집중됐던 시설들이었고,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달성한 탈시설 성과는 초라했다.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2016년 장애인거주시설 탈시설 장애인 현황을 보면 탈시설 거주인 160명 중 실제적인 자립으로 분류되는 인원은 총 57명이다. 자립생활주택 입주자는 전체 탈시설 거주인 중 26.3%인 42명, 독립가정 이주자는 9.4%인 15명이었다. 반면 소규모 시설로 입소한 이들은 체험홈 입주자 83명(51.9%), 공동생활가정 20명(12.5%) 등 반수를 넘었다.
 

그나마도 자립생활주택과 독립가정으로 이주한 인원 중 상당수는 특정 시설에 편중됐다. 자립생활주택 입주자 중 69.0%인 29명은 인강원(17명), 송전원(12명) 거주인이었고, 독립가정 이주자 중 53.3%인 8명은 마리스타의 집 거주인이었다.
 

인강원, 송전원, 마리스타의 집은 공통적으로 인권침해 문제가 불거져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으며, 장애계로부터 시설 폐쇄와 탈시설 요구가 거셌던 곳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들 시설의 거주인들을 자립시키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오히려 방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 소속 인강원과 송전원의 경우 2014년 인권침해와 비리가 밝혀진 이후 2015년 하반기부터 서울시가 임명한 새로운 공익이사진들이 들어섰다. 이후 인강재단은 2016년부터 송전원을 완전 폐쇄하고 거주인들을 자립생활주택으로 입주시키려 했다. 송전원 측은 지난해 8월 당시 남은 거주인 18명의 탈시설을 서울시에 요청했으나, 오히려 서울시는 신축 시설인 다산하늘센터로 거주인들을 전원하려고 시도했다.
 

지난해 8월 11일 송전원 거주인과 장애계는 서울시복지재단 사무실을 점거함으로써 이러한 계획을 백지화했고, 서울시로부터 인강원, 송전원 거주인에 대한 탈시설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마리스타의 집의 경우도 지난해 3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설 폐쇄 혹은 거주인 전원 권고를 받았다. 이후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아래 발바닥행동) 등 장애계가 시설 폐쇄와 거주인 탈시설을 촉구하면서, 서울시도 거주인을 다른 시설이나 시설 밖으로 분산 수용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시는 마리스타의 집을 페쇄하거나 거주인에게 탈시설을 지원하는 계획은 거의 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1월 마리스타의 집의 업종 변경과 재개소를 허가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 장애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장애계가 탈시설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던 이들 시설을 제외하면 자립생활주택 입주자는 13명, 독립가정 이주자는 7명에 불과했다. 여기서도 공익이사들이 주도적으로 자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자립생활주택 4명, 독립가정 3명)을 제외하면, 서울시는 대다수 시설에서 탈시설 성과를 거의 이끌어내지 못한 셈이다. 실제로 자립생활주택이나 독립가정 등을 통해 장애인을 단 한 명도 내보내지 못한 시설이 44개 시설 중 31개(70.5%)나 됐다.
 

게다가 서울시는 시설 거주인 신규 입소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2016년 시설로 유입된 인원은 최소 66명으로 추정됐다. 2016년 시설 거주인 수는 2693명으로 지난해 2845명보다 152명 줄었으나, 시설에서 나온 인원 218명(원가정 복귀 인원 58명 포함)보다는 적었기 때문이다. 이는 2015년 시설로 유입된 추정 인원 47명보다 19명이 더 많다. 시설 내에서 사망한 인원 등을 추가해 계산한다면 신규 유입 인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탈시설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설을 새로 만들도록 허가하는 서울시의 이율배반적인 태도가 이와 같은 결과를 낳은 하나의 요인이었다. 예컨대 다산하늘센터는 서울시가 8월 개소를 허가한 이후 21명의 거주인을 신규로 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조아라 발바닥행동 활동가는 “문제 시설에 대한 탈시설 전환 요구의 성과가 있기는 하나, 인권침해 사건과 그에 따른 장애계의 투쟁이 없다면 탈시설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다는 것을 반증한 셈”라며 “서울시가 여전히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탈시설 정책을 펼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탈시설 인원이 1명도 없는 시설이 있는 것은 탈시설 정책이 각 시설에 강제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활동가는 “서울시가 탈시설 의지를 정책으로 명확히 표명해야 한다. 더 이상 신규 시설을 만들지 않고, 재가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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