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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마이너] 인권위 “정신병원 입원환자에게 청소 전가하는 건 인권침해” 조회수 831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7.21

환자가 청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병원은 방치
인권위 “병원이 환자에게 청소업무 전가한 것… 강제노동”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 인권위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 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에게 병실청소를 전가한 행위는 인권침해라고 20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달 21일 병원장에게 청소관행 개선을, 관할 군수에게 지도·감독을 권고했다.

진정인 ㄱ 씨는 작년 6월부터 6개월간 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ㄱ 씨는 입원환자들과 함께 매일 당번을 정해 병실을 청소해야 했고, 이를 거부하자 환자들과 다툼이 생겨 원만한 병원생활이 어려웠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ㄴ 병원은 ‘ㄱ 씨가 환자 간 불화를 이유로 진정을 제기한 것’이라며 ‘병실청소는 환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것’이라 주장했다.

인권위는 ㄴ 병원이 입원환자에게 청소와 관련한 작업지시를 한 적은 없고 환자들끼리 상의해 청소방식을 정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인권위는 입원환자가 강제로 청소노동을 해야 했고 이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ㄴ 병원의 운영 시스템과 오랜 관례에 따라 환자들의 병실청소가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청소를 원하지 않으면 원만한 환우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청소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또한 “입원환자의 병실청소가 전문의의 치료계획이나 재활목적의 작업하에서 시행되는 것이 아닌 점에서 자율적 자기 주변정리를 넘어선 청소노동으로 판단된다”며 “그런데도 ㄴ 병원은 입원환자에게 병실청소를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이는 ㄴ 병원이 자신의 직무를 환자에게 전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ㄴ 병원이 정신질환자에게 치료 및 재활의 목적이 아닌 노동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정신건강복지법 69조 3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또한 헌법 10조 행복추구권, 12조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하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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