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헤이븐 12월 임시이사회에서 거주시설전환 탈시설추진 결의
올해 지원주택 운영기관 선정 앞두고 ‘시설폐쇄’ 결의 완료
“거주시설 운영자의 지원주택 운영은 탈시설-자립생활의 역행과 퇴화”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시 지원주택 운영기관 선정 결과가 발표됐다. 이 중 거주시설 운영기관은 인강재단, 사회복지법인 프리웰, 엔젤스헤이븐이다. 이 중 인강재단과 프리웰은 일찍이 시설폐지가 의결했고, 지난 12월 11일 엔젤스헤이븐도 시설폐지를 의결했다. 사진 서울시 지원주택 운영기관 선정 결재 공문 캡처지난해 12월 16일 서울시 지원주택 운영기관 선정 결과가 발표됐다. 이 중 거주시설 운영기관은 인강재단, 사회복지법인 프리웰, 엔젤스헤이븐이다. 이 중 인강재단과 프리웰은 일찍이 시설폐지가 의결했고, 지난 12월 11일 엔젤스헤이븐도 시설폐지를 의결했다. 사진 서울시 지원주택 운영기관 선정 결재 공문 캡처

서울시 지원주택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엔젤스헤이븐이 지난 12월 11일 임시이사회에서 중장기적인 장애인거주시설(아래 거주시설) 전환과 탈시설추진 등을 결의한 것으로 밝혀져 장애계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 올해 지원주택 운영기관 모두 ‘시설폐쇄’ 결의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시 지원주택 운영기관 선정 결과가 발표됐다. 운영기관으로 성민복지관, 인강재단, 사회복지법인 프리웰, 엔젤스헤이븐 등 4곳이 선정됐다. 이 중에서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인강재단, 사회복지법인 프리웰, 엔젤스헤이븐이다.

선정 기관 중에서 인강재단,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은 거주시설 폐지가 일찍이 의결되었다. 지난 12월 11일 임시이사회에서 엔젤스헤이븐이 중장기적인 탈시설추진을 의결함으로써 올해 지원주택 운영기관은 시설폐지를 전제로 한 운영법인으로 꾸려지게 됐다. 

엔젤스헤이븐의 2020년 제3차 임시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거주시설 전환, 폐지, 지역화 추진이 안건으로 상정되었지만, ‘폐지’라는 용어가 법인 자체의 폐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에 중장기 계획을 통한 거주시설의 전환 및 탈시설추진(안)이 최종 통과됐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아래 발바닥행동)은 5일 성명을 통해 “유서 깊은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의 시설폐지를 전제한 거주시설 전환 및 탈시설 추진에 환영한다”며 “의결사항을 진정성 있게 추진한다면 사회복지법인과 거주시설이 탈시설의 반대자가 아니라 정책의 자발적 주체이자 협력자로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시설운영법인들도 시대의 요구에 따라 거주시설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엔젤스헤이븐의 2020년 제3차 임시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거주시설 전환, 폐지, 지역화 추진이 안건으로 상정되었지만, ‘폐지’라는 용어가 법인 자체의 폐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에 중장기 계획을 통한 거주시설의 전환 및 탈시설추진(안)이 최종 통과됐다. 사진 엔젤스헤이븐 회의록 캡처엔젤스헤이븐의 2020년 제3차 임시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거주시설 전환, 폐지, 지역화 추진이 안건으로 상정되었지만, ‘폐지’라는 용어가 법인 자체의 폐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에 중장기 계획을 통한 거주시설의 전환 및 탈시설추진(안)이 최종 통과됐다. 사진 엔젤스헤이븐 회의록 캡처

- “거주시설 운영자의 지원주택 운영은 탈시설-자립생활의 역행과 퇴화” 

지원주택에서 거주시설 운영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지원주택의 철학과 특수성 때문이다. 지원주택은 장애인 주거지원 모델 중에서 장애인의 권리가 핵심인 모델로 손꼽힌다. 주택 계약자는 장애인 당사자가 되며, 필요한 생활지원 설계도 함께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장애계에서는 탈시설 정책의 성패가 지원주택의 전국 확산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지원주택이 지닌 탈시설-자립생활 이념은 거주시설 운영과 대척점에 놓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시도 지원주택 운영기관 모집에서 ‘폐지결의 시설 또는 폐지시설 관련 법인(시설)의 종사자를 고용승계할 수 있는 기관’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시설을 폐지할 의지가 없으면 지원주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지원주택 운영기관 신청기관 10곳 중 거주시설 운영법인은 5곳에 달했다.  

이에 발바닥행동은 지원주택이 시설운영 체험홈과 같은 ‘위성시설’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설운영 체험홈은 애초 취지인 탈시설-자립생활 이념이 퇴색된 시설 쪼개기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를 향해 지원주택 운영기관 선정에서 ‘시설폐지’와 ‘고용승계’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발바닥행동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일반논평 탈시설 전략에서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조치로 △시설의 책임자 또는 관리자가 거주인의 후견인이 되는 것 △시설과 연계된 ‘위성’ 생활환경, 즉 아파트 또는 단독 주택 등 개인생활 외관을 띠면서 사실은 시설을 중심으로 한 생활환경 조성을 제시하고 있다”라며 “기존 거주시설 운영자가 지원주택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탈시설-자립생활의 역행과 퇴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지원주택의 철학과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엔젤스헤이븐이 시설폐지를 결의한 만큼 시설폐지와 탈시설 추진 완료 시점을 명시하고, 폐지시설 관련 시설 종사자 고용승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지원주택 운영기관 업무협약에 위와 같은 사항을 명시해 지원주택의 철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