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신아원 정문 앞 천막농성 정리
광화문 해치마당 농성장은 그대로
“민관협의체 통해 신아원 긴급탈시설 이행하도록 투쟁할 것”

장애계가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신아원 앞에 설치한 농성장을 28일 정리했다. 서울시가 민관협의체를 통해 신아원 긴급탈시설 지원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30일째(28일 기준) 진행 중인 천막농성은 그대로 이어간다.

장애여성공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등 6개 장애인운동단체는 28일,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민관협의체를 즉시 추진해, 신속하게 신아원 긴급탈시설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눈이 많이 오던 28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신아원 천막농성 정리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수막에는 '서울시는 신아원 긴급탈시설 이행을 위한 탈시설 민관협의체 즉시 추진하라!'라고 적혀있다. 사진 하민지눈이 많이 오던 28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신아원 천막농성 정리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수막에는 '서울시는 신아원 긴급탈시설 이행을 위한 탈시설 민관협의체 즉시 추진하라!'라고 적혀있다. 사진 하민지

- 광화문 농성장에서 신아원 투쟁 그대로 이어나가

서울시는 27일에 ‘신아재활원 탈시설 TF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TF에는 신아원 원장, 지원주택‧자립생활주택 공급기관, 지원주택 운영사업자, 학계 전문가, 서울시청, 송파구청 등이 참여한다. 이 TF에서 도출된 내용은 향후 서울시와 장애계가 함께하는 ‘서울시 탈시설 민관협의체’의 안건으로 올라와 다시 한번 논의될 계획이다.

장애계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서울시는 ‘신아재활원 탈시설 TF’를 통해 최적의 탈시설 방안을 도출하고 자발적인 탈시설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TF에서 도출된 정책 자문의 내용을 토대로 민관협의체에서 최종 결과를 논의할 것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문애린 서울장차연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하민지문애린 서울장차연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하민지

문애린 서울장차연 대표는 “서울시가 민관협의체에 대한 의지를 언급했기 때문에 기회를 드리고자 신아원 농성장을 정리한다. 농성장 정리의 의미는 투쟁을 그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 의지에 따라 언제든 농성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신아원 거주인이 모두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리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도 민관협의체를 통해 탈시설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리 활동가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와 투쟁으로 ‘신아재활원 탈시설 TF’라는 회의체를 쟁취했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민관협의체를 통해 긴급탈시설 요구를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 광화문 농성장은 긴급탈시설을 쟁취할 때까지 투쟁의 거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코호트격리는 방역대책이 아니라 생명 포기 정책이었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집단거주시설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거주인이 당장 갈 곳이 없는, 우리 사회의 천박한 밑천 또한 드러났다. 신아원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모두 건강하게 일상복귀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박탈하면서 감히 건강을 논하지 말라. 누구나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시급히 보장돼야 할 권리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신아재활원 탈시설 TF’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만일 자립생활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론이 나올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눈을 맞고 있다. 그의 옆에는 신아원 코로나19 확진자를 의미하는 텐트가 놓여있다. 텐트에는 '지금 당장! '긴급탈시설' 이행!'이라는 피켓이 붙어있다. 사진 하민지기자회견 참가자가 눈을 맞고 있다. 그의 옆에는 신아원 코로나19 확진자를 의미하는 텐트가 놓여있다. 텐트에는 '지금 당장! '긴급탈시설' 이행!'이라는 피켓이 붙어있다. 사진 하민지

사회복지법인 신아원 내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아래 신아원)은 114명이 사는 대형 장애인수용시설이다. 지난해 12월, 거주인 절반에 달하는 5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장애계가 서울시에 긴급탈시설과 자립생활 지원을 촉구하였고, 서울시는 거주인 전원을 긴급 분산조치 시켰으나 3일만에 거주인들이 신아원으로 재입소되면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장애계는 지난 25일, 신아원 정문 앞에서 긴급탈시설 이행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27일, 서울시가 민관협의체를 통해 신아원 긴급탈시설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신아원 농성장은 정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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