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푸르내, 지난 1월 신설돼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위탁운영
장애계 “탈시설 흐름 역행하는 신규 시설 설치, 탈시설해야” 요구
인천시·미추홀구 “협력 네트워크 구축해 자립생활 지원 통한 탈시설 추진하겠다”

420인천공투단이 14일 오후 3시 미추홀구청 앞에서 미추홀구 신규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탈시설과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립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 420인천공투단 420인천공투단이 14일 오후 3시 미추홀구청 앞에서 미추홀구 신규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탈시설과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립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 420인천공투단 

인천시와 미추홀구가 장애인거주시설 ‘미추홀 푸르내’에 대한 탈시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20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아래 420인천공투단)은 14일, 오후 3시 30분 장애인거주시설 ‘미추홀 푸르내’의 운영 주체인 미추홀구청장과의 면담 결과, 장애인 관련 단체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당 시설에 대한 탈시설 추진을 확인했다. 
 
인천시는 올해 1월부터 인천시사회서비스원(구 인천복지재단)을 통해 장애인거주시설인 ‘미추홀 푸르내’를 신설해 위탁운영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인천시에 위탁되기 전, 조건부 신고를 통해 개인운영시설 형태로 사단법인 함께걷는길벗회가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추홀구 재개발 사업으로 거주공간이 없어지게 되자, 인천시·미추홀구·시설 법인이 협상을 통해 미추홀구에 장애인거주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미추홀 푸르내’에는 9명(정원 15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계는 인천시와 미추홀구가 신규 장애인거주시설을 설치하면서 탈시설 정책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420인천공투단은 면담에 들어가기 전, 오후 3시 미추홀구청 앞에서 미추홀구 신규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탈시설과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립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420인천공투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시의 탈시설 계획과 반대로) 올해 장애인거주시설이 새로 설치된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며 “신규설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장애인 자립생활 정책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탈시설 5개년 계획(2019년~2023년)을 통해, 인천시사회서비스원 내 탈시설 전환지원팀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6월 개소되는 ‘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라는 이름을 통해 장애인 자립생활준비 및 정착 등의 과정을 지원한다.

나아가 최근 서울시에서 향유의집 시설이 폐지되었으며,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이 시설폐지를 결의한 만큼, 인천시 또한 탈시설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장애계는 ‘미추홀 푸르내’의 경우, 운영주체가 미추홀구이고,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위탁운영하는 만큼, 탈시설을 통해 시설폐지의 모범을 만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420인천공투단은 △거주인에 대한 탈시설 지원을 통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거주인 전원 탈시설 지원 완료 시까지 신규 입소 금지 △거주인 전원 탈시설 후 장애인 이용시설로 전환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뒤 이뤄진 면담에서 미추홀구청장은 탈시설 방향에 동의하며, ‘미추홀 푸르내’에 대해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그리고 위탁기관인 인천시사회서비스원 등과 함께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자립생활 지원 및 교육을 통한 탈시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운영주체인 미추홀구가 중장기적으로 탈시설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으며, 인천시 또한 이미 탈시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을 밝혔다”라며 “‘미추홀 푸르내’는 개인 사회복지법인이 아닌, 인천시사회서비스원에서 위탁운영 맡아 더 순조롭게 탈시설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420인천공투단은 미추홀구청장과의 면담에서 올해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치를 요구했지만, 운영비 지원은 가능하나 단기간에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센터 설치에 대한 확답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