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장애인단체 활동가 세 명이 한국 장애인 정책 및 자립생활운동을 경험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들은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센터(이하 양천IL센터),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KOICA 2014 베트남 호치민 Move Support Center 파트너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인 ‘양천CIL-베트남DRD 장애인 자립생활 교류 연수’에 참여 중이다.

현재 양천IL센터에서 오는 22일까지 다양한 당사자 참여 사업과 동료상담, 체험홈 및 자립생활가정, 장애체험관, 보장구수리지원센터 등 방문, 양천구청 어르신장애인과 간담회, 양천구의회 투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수단은 앞서 7월17일부터 8월9일까지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수단은 2005년에 설립된 베트남 DRD(Disability Research and Capacity Development Center)에서 활동 중이다. DRD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장애인이동지원서비스를 비롯해 자립생활 지원 관련 정보 제공 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첫 주 연수 프로그램인 자립생활(Individual Life·Innovation Living·Inside Local, IL) 이념, 기관 소개, 한국의 장애운동 등의 교육과 휠레길 모니터링, ILP(자립생활프로그램) 참여 등의 일정을 소화한 소감으로 “베트남에서의 적용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으로 ‘자립생활 교육’을 꼽았다. 한국에서는 장애인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 노력하고 지원 및 협력하기 때문이라고.

Luu Thi Anh Loan 부대표는 “한국의 IL 사례를 소개해줌으로써 베트남 장애인들도 자립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베트남에는 없는 지하철, 저상버스의 대중교통, 장애인화장실 표지판, 항공권 할인 등에 대해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한국 장애인복지의 가장 좋은 점은 많이 도와주고 사회적응 방법을 알려주고 자립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장애인전용주차장도 설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애인당사자들이 자립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ILP프로그램, 체험홈을 통해 자립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배울 점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Phan Thi Rat 활동가는 “현재 베트남 정부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국립대학교 등록금, 학습도우미 등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Huynh Kim Phung 활동가는 “연수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한국에서 경험한 것을 어떻게 하면 베트남에서 적용해 볼 수 있을 지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수단의 한국 방문은 한국의 자립생활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운동 확산을 위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 이바지 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양천IL센터 이상희 소장은 “베트남은 장애인 복지에 대한 법적인 기준은 있지만 아직 실천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사회주의 체제 속에 있기 때문에 민간이나 원조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고, 민간이 (장애인 복지를) 거의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IL이념은 환경, 당사자들이 희망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한국 장애인운동에서의 실패와 성공 사례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